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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크 키스, 1897년, 캔버스에 유채, 99x81cm(왼쪽)
구스타프 클림트 키스, 1907~1908년, 캔버스에 유채

예술가들에게 사랑이란 주제는 영원한 모티브다. 작품 '키스'에서 뭉크의 키스는 불안하고, 클림트의 키스는 황홀하다. 두 작품을 통해 하나의 주제로 담은 그림이 각자의 가치관과 관념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표현되는지 알 수 있다. 자유로운 예술을 추구한 클림트의 작품은 이상화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한 불가능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뭉크의 작품은 심리적인 상황이 배제되고, 바탕에 깔려있는 불안과 고통의 정서를 한 겹 들쳐보면 사랑의 에너지, 생명에 대한 애착을 볼 수 있다. 후대에 와서 두 작품 모두 우리에게 사랑받는 것은 진실이라는 아름다운 변주 때문일 것이다.

클림트(1862~1918, 오스트리아)는 은둔적인 성향과 그의 그림이 담고 있는 관능성과 염세주위는 논란과 저항의 대상이었다. 클림트 '키스'는 금을 사용해 종교화의 성상과도 같은 느낌이다. 사랑에 무아지경에 빠져드는 듯, 우아하고 화려하게 표현돼진 그림이다. 그리고 남자의상에 나타난 네모난 장식과 여자의상의 곡선이나 꽃무늬장식들은 성별처럼 조화를 이루어 에로스가 제공하는 환희를 더욱 고조시킨다. 작품에서 두 사람이 발 딛고 있는 땅에는 꽃들이 만발하지만, 그 꽃밭아래는 낭떠러지다. 진공상태의 황홀한 낙원에서도 연인들의 파국이 예견되는 모호한 작품이다.

뭉크(1863~1944, 노르웨이) 작품의 배경은 생클루의 뭉크 방이다. 파란색 커튼 앞에서 남자와 여자는 키스를 하며 두 얼굴이 하나로 보인다. 뭉크의 청색시대 대표작이다. 뭉크에게 사랑은 불안을 잉태하고, 삶과 죽음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고독한 인간의 사랑, 그런 것이었다. 종국에는 배반하고 괴롭히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죽음과 불안, 공포의 문제들을 작품 속에서 자신의 삶 자체를 녹여 놓은 듯 집요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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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자 화가·문화컬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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