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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낮 경기도 고양시내 한 도로에서 아버지의 도난차량을 우연히 발견한 20대 아들이 차에 매달린 채 범인을 쫓고 있다. 연합
지난 14일 한낮 경기도 고양시내 한 대로변을 걸어가던 김모(26·대학생)씨는 눈익은 검은색 차 한 대를 발견했다. 약 열흘 전 도난당한 아버지(58)의 무쏘 승용차였다.
 
지난 3일 오전 8시 30분께 고양시 일산동 집 앞에 주차했던 이 차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차량 문을 잠그지 않고 스마트키를 차에 둔 것이 화근이었다.
 
즉각 경찰에 신고했으나 집 앞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아들 김씨가 우연히 길에서 도둑맞은 차량을 발견한 것이다.

 김씨는 훔친 차량을 당당히 몰고 가는 운전자 이모(43·무직)씨를 향해 내리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이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도망가려 했고 김씨는 급기야 차량에 매달렸다.
 이때부터 액션 영화를 방불케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김씨는 차량 발판에 발을 올리고 내려간 유리창 틈새로 몸을 집어넣었다. 이렇게 김씨는 대낮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질주하는 차량에 매달려 갔다. 그런데도 이씨는 차를 멈추지 않고 내달려 어느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쾅'
 
김씨를 매단 채로 약 1㎞를 달린 이씨는 가로수를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가로수 충돌 전 아들 김씨는 차에서 뛰어내려 무릎을 다쳤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고 큰 부상도 아니었다. 
 
차주 아들에게 딱 걸린 이씨는 곧바로 차를 버리고 줄행랑을 쳤다. 골목길을 전력질주하는 피의자의 모습은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경찰은 범행 현장 CCTV 등을 추가로 확보하고 탐문 수사를 벌여 지난 16일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우연히 이 차를 발견했는데 욕심이 생겨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17일 경찰은 절도 및 특수상해 혐의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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