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국장에 직접 재차 요구
공개토론식 도정운영 변화
관료 직접평가 의지 등 반영

 임기 반환점을 앞둔 남경필 경기지사의 도정 운영 패턴이 달라졌다.

토론문화·오픈행정을 강조하면서 ‘주간정책회의’라는 공개토론장에서만 보고를 받아온 남 지사가 이른바 ‘독대보고’로 불리는 ‘대면(對面)보고’를 해달라고 실·국·과장들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지난 15일 열린 도정점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였다.

복수의 경기도 관계자는 17일 “남 지사가 한 달 전쯤 실·국·과장에게 대면보고를 해달라는 주문을 한 적이 있다”면서 “실·국장들의 남 지사의 의중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대면보고를 기피하자 더욱 강하게 요구하더라”고 전했다.

남 지사는 자신이 의도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자 취임 이후 처음으로 도정점검회의까지 열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공개토론 문화에 익숙해졌던 실·국장들이 각각 수 십장 분량의 보고서를 12건이나 만들어 회의 안건으로 올렸던 것이다.

일정에 쫓긴 남 지사는 겨우 2건만 보고를 받게되자 “다음부터는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문서는 만들지 말라.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경고하면서 재차 대면보고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 지사가 공개보고와 별도로 독대보고를 요구한 것은 향후 도정 운영 방식에 큰 변화를 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고위 관계자는 “공개 토론 방식은 행정의 투명성을 높여주고 칸막이를 걷어내는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배가 산으로 간다는 표현처럼 행정의 스피드가 쳐지는 단점도 있다”면서 “도정 방향을 확립한 남 지사가 이제부터는 무한경쟁 체제를 도입해 실·국·과장을 직접 평가하고 등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대면보고, 독대보고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남 지사가 관료를 다루는 기술이 한단계 진화한 것 같다”면서 “일하는 실·국·과장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겠지만, 반대일 경우에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만구기자/prime@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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