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저건이 아닌 총기였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한 상황에서 경찰이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17일 0시께 인천시 남구 용현동의 한 골목에서 "술에 취한 남자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남부서 모 파출소 소속 A(43) 경위와 B(31) 순경이 현장에 출동해 상황을 파악한 결과 C(48)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차량을 주차한 뒤 길에서 행인과 어깨를 부딪쳐 시비가 붙은 사실을 파악했다.

　문제는 경찰관이 C씨의 음주운전과 폭행 혐의를 확인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연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순찰차에 태우려 하자 C씨는 저항하며 A 경위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휘둘렀다.

　A 경위는 멱살을 떼어놓은 이후에도 C씨가 재차 때리려고 달려들자 테이저건을들어 보이며 경고했다.

　경찰관의 엄포에도 C씨는 물러서지 않았고 맨손으로 제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A 경위는 결국 테이저건을 A씨에게 쐈다.

　그러나 전극 역할을 하는 바늘 두 개 가운데 하나가 C씨가 입고 있던 라텍스 제질의 두꺼운 옷을 뚫지 못하고 떨어졌다.

　테이저건은 발사된 바늘 두 개가 모두 대상자의 몸에 꽂혀야 5만V(볼트) 전류가흐른다.

　그 사이 C씨는 다시 달려들어 둘은 몸이 뒤엉켰고 A 경위가 손에 들고 있던 테이저건을 떨어뜨렸다.

　이때 C씨 옆에 있던 그의 친구 D(48)씨가 바닥에 떨어진 테이저건을 주워 A 경위와 B 순경에 발사했다. 당시 A 경위는 권총도 몸에 소지하고 있었다.

　테이저건이 아닌 총기를 빼앗겼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두 경찰관은 머리와 목 등을 다쳐 각각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C씨 등 2명은 추가 투입된 경찰들에게 제압됐다

　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C씨와 테이저건을 사용한 D씨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동 경찰관들은 테이저건으로 전기충격을 받았지만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서 크게 다치지 않았다"며 "업무에 지장이 없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C씨는 키가 180㎝가량으로 A 경위보다 덩치가 훨씬 컸다"며 "출동한경찰관들이 적절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연합